고목의 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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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
2005.01.28 11:58
저자 : 이종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4
출판사 :
고목의 봄
이종섭
기다렸느냐
또다시 찾아온 봄기운에
수백 년 노목이면
인간 나이 팔구십 족히 넘었거늘
따사로운 향기 찾아
검버섯 같은 각질 헤집고 나오는
새순의 연정
아직 거세되지 않고 남았으니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
누군들 너를 축복하지 않으리
함께하던 뿌리 허연 반려자
베어 죽은지 오래 되어
남에게 위로 받고픈
생리적 현상만 끈질기게 남아
파란마음 내밀며 지나는
이름 모를 아낙같은 젊은 새들에
방긋 웃어도
주책이라며 눈 찌푸리지 않으니
모질게 긴 목숨 탓할리 없어
어쩌랴!
늙어 생명의 존엄성은
오로지 네게만 있는가 보다.
이종섭
기다렸느냐
또다시 찾아온 봄기운에
수백 년 노목이면
인간 나이 팔구십 족히 넘었거늘
따사로운 향기 찾아
검버섯 같은 각질 헤집고 나오는
새순의 연정
아직 거세되지 않고 남았으니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
누군들 너를 축복하지 않으리
함께하던 뿌리 허연 반려자
베어 죽은지 오래 되어
남에게 위로 받고픈
생리적 현상만 끈질기게 남아
파란마음 내밀며 지나는
이름 모를 아낙같은 젊은 새들에
방긋 웃어도
주책이라며 눈 찌푸리지 않으니
모질게 긴 목숨 탓할리 없어
어쩌랴!
늙어 생명의 존엄성은
오로지 네게만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