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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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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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가을 0 1101
저자 : 강미정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2     출판사 :
거미줄

강미정


거미줄이 심하게 흔들린다, 기다려야 한다, 거미줄이 심하게 퍼덕인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거미줄이 심하게 헝클어진다, 아직은 좀더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심하게 흔들린 거미줄이 멈춘다, 심하게 퍼덕이던 거미줄이 멈춘다, 심하게 헝클어진 거미줄이 멈춘다, 거미는 심하게 흔들린 고통을 먹는다, 거미는 심하게 퍼덕인 고통을 먹는다, 거미는 심하게 걸려든 고통을 먹는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고통을 먹는다, 천천히 거미가 되는, 고통은 언제나 흔들린다, 흔들리는 고통은 언제나 배가 고프다, 배고픔에 걸린 고통은 언제나 달콤하다, 달콤한 고통은 언제나 골과 뼈를 빤다,

나는 걸려들지 않으려고 버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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