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림 - 박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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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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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림 - 박이화

유용선 0 1226
저자 : 박이화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도화림

                          박이화
 
 
어떤 나무는 온갖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살아도 일생 고요하고 잠잠한데
어떤 나무는 새 한마리 들락이지 않는 날에도 온종일 화사하게 들떠있다
또 어떤 나무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내가 나무보다 더 깊은 그늘이 되는데
어떤 나무는 아예 그곳을 멀찍이 피해 돌아서 가도 내 몸이 먼저 알고 흐드러진다

 가령 복사꽃 나무 근처를 지나면 누군가 나를 끈끈히 훒어보고 있다는 느낌, 바람의 손을 빌려 온 몸을 구석구석 더듬어 보고 있다는 느낌, 이윽고 죽은 듯 휘늘어진 가지하나 배암처럼 구불텅! 나를 휘감아오는 느낌 …… 그리하여 나 잠시 현기증에 아찔할 때 복사꽃 그 미친, 색에 주린 꽃잎들! 일시에 내 피를 흡혈해 버릴 듯한,

그 황홀한 저주받을 사랑으로
우리, 한 천년쯤 한 구덩이에 쳐박혀 잠든다 해도
다시 봄날이면 저 나무 치잉칭 독 오른 그리움으로 눈 뜰
천년 묵은 비단 허물 벗듯 훌, 훌, 훌 아름답게 꽃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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