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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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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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거리에서

안갑선 0 1072
저자 : 안갑선     시집명 : 바지랑대와 손 고동소리
출판(발표)연도 : 2006.02     출판사 : 현대시문학
물먹거리에서


詩  안갑선                     


내가 태어나고 부모 형제가 살았던 곳은
집을 허물고 길을 낸 봉산동 로터리다
말끔히 닦인 그 길로
보릿고개를 넘어온 사람들이
타지로 떠나지 않을 사람 어디 있어야
금광면 가는 뚝방길을 꾸부정하게 걸어 보았어야
수용촌 쪽 늘 푸르렀던 미루나무가
고목이 되어 물 위에 흔들리고 있고
발가벗고 멱 감으며 앉아 놀던 물먹거리 바위는
멱 감는 아이들이 없어 목만 내놓고 웅크린 채
이끼 잔뜩 두르고  물 짓는 소리 서럽게만 들려야
옷 벗어 놓던 뚝방에 앉아 묵은 수첩 뒤적이며
나처럼 타지를 떠돌다가
어느 타 도시에 안식한 친구들에게
그들의 고향과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다야


2005.03.07.월.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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