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추하, 라디오의 나날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추하, 라디오의 나날

진진 0 3457
저자 : 유하-     시집명 :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출판(발표)연도 : 1995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둥글게 커트한 뒷머리, 능금빛 얼굴의
여학생에게 편지를 썼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신청곡은 졸업의 눈물, 사람의 스잔나 진추하가
홍콩의 밤 열기를 담은 목청으로 내 마을을 전했다
그 여학생은 내게 능금빛 미소만을 쥐어주고
달아났다, 금성 트랜지스터 라디오 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기다리며 서성이던 날들, 폴 모리아
질리오라 친케티, 사이몬 & 가펑클, 모리스 앨버트
그리고 한 순간 수줍게 라디오를 스쳐가던 그녀
그와 함께 진추하를 듣고 싶어요, 그 작은
라디오의 나라 가득히 드넓은 한여름 밤과
무수한 잔별들이 두근두근 흘러들어오고 난
그녀의 흩날리는 단발머리를 따라 새벽녘의 샛별까지......
그렇게, 열다섯 살의 떨림 속에 살던 나와 그녀는
영영 사라져버렸다,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건전지처럼 업혀 있던 그 풋사랑의 70년대도,
퇴락한 진추하의 노래를 따라
붉은 노을의 어디쯤을 걸어가고 있으리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5-05-08 21:58:58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