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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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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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손자

저자 : 고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간디 손자

                        고  은


나보다 한 살 아래였던가 위였던가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아룬 간디가
어린 시절
남아연방에 살 때였습니다

새 연필 사달라고 졸라댔는데
할아버지는
버린 몽당연필 찾아오게 하였습니다
할아버지 가라사대

이 연필은 나무를 잘라 만들었다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다
이 연필심은 땅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게 귀중한 것이니
쓸 때까지 다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말을 조용조용 해주며
새 연필은 한동안 사주지 않았습니다

그 아룬 간디가
뉴잉글랜드 콩고드에 와서
한국에는 가난한지라 여비 없어 가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허리에 핸드폰을 달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느릿느릿 물레를 돌렸고
손자의 시절은 여행 중에도
급한 일로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옛날과 오늘이 좀 다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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