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명함
주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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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00:37
저자 : 주현중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5년
출판사 : 시사랑음악사랑
버려진 명함
詩 / 죽송 주현중
바람 부는 날 나는 집을 나왔다
토끼 길 같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와
나는 지금 갈등을 하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멍하니 서성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길을 간다,
지난 어느 날 계엄군처럼
재식훈련도 받지 않은 도심 속 가로수
한그루, 두 그루...
그 대열에 나도 멈추어 섰다.
무심한 바람을 타고
무엇인가 날아 와
애꿎은 허공만 할퀸다.
길 건너 보이는 지하상가 돌연변이
모범이발관에서
노래방에서
단란주점에서 나오는
아저씨, 아줌마, 여종업원들.
명경대(明鏡臺)가 필요 없는
세상 한-귀퉁이에서
이리저리 망을 보다 어디론가 사라진다.
오존층을 파괴해 버린 명함들이
무심코 돌아본 벤치에
낙엽을 깔고 앉아 하늘만 처다 본다.
나도 그 무리 속에 한사람이다.
- 계간 대한문학세계로 발표 (2005년06월13일)/퇴고 -
詩 / 죽송 주현중
바람 부는 날 나는 집을 나왔다
토끼 길 같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와
나는 지금 갈등을 하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멍하니 서성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길을 간다,
지난 어느 날 계엄군처럼
재식훈련도 받지 않은 도심 속 가로수
한그루, 두 그루...
그 대열에 나도 멈추어 섰다.
무심한 바람을 타고
무엇인가 날아 와
애꿎은 허공만 할퀸다.
길 건너 보이는 지하상가 돌연변이
모범이발관에서
노래방에서
단란주점에서 나오는
아저씨, 아줌마, 여종업원들.
명경대(明鏡臺)가 필요 없는
세상 한-귀퉁이에서
이리저리 망을 보다 어디론가 사라진다.
오존층을 파괴해 버린 명함들이
무심코 돌아본 벤치에
낙엽을 깔고 앉아 하늘만 처다 본다.
나도 그 무리 속에 한사람이다.
- 계간 대한문학세계로 발표 (2005년06월13일)/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