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곡(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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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곡(曲)

가을 0 1887
저자 : 김현승     시집명 : 가을의 기도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미래사
이별의 곡(曲) 

                  김 현 승


등불을 남기고 돌아가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 거리의 미풍이다.

안개는 자욱이 잠든 밤 위에 쇠를 잠그다.

멀리 바라보면 이층집이 서고
자욱한 포도로 넘어오는 만도의 초상들―
호! 밤은 이리도 슬픈 것인가?
빙산은 화려한 심장을 깨뜨리다.

나의 슬픔을 층층계의 중간에서
쓸쓸한 건강을 발견한 것뿐 아니란다.
눈과 제복의 고향에 우는 나아중 기적
안개는 버터빛으로 흐르고
등불은 차거운 심야를 동그랗게 파다.

떨어진 샤쓰 속에 지혜를 얻으련다……
잘 있어라. 젊은 제복의 코사크
이 밤은 장미도 만찬도 없이 그대를 떠나다!
아아, 마음은 멀리 사막의 지도를 펴 들고
매아미 허물같이 외로워 외로워……
흐를 참이다!
그대는 젊고, 저는 어리고
희망은 저보다도 어리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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