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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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3 01:28
저자 : 김현승
시집명 : 김현승시전집
출판(발표)연도 : 1974
출판사 : 관동출판사
전환
김 현 승
이제는
밝음의 이쪽보다
나는 어둠의 저쪽에다
귀를 기울인다.
여기서는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어둠의 저쪽에다 내 귀를 모두어 세운다.
이제는 눈을 감고
어렴풋이나마 들려 오는 저 소리에
리듬을 맞춰 시도 쓴다.
이제는 떨어지는 꽃잎보다
고요히 묻히는 씨를
내 오랜 손바닥으로 받는다.
될 수만 있으면
씨 속에 묻힌 까마득한 약속까지도……
그리하여 아득한 시간에까지도 이제는
내 웃음을 보낸다,
순간들 사이에나 떨어뜨리던 내 웃음을
이제는 어둠의 저편
보이지 않는 시간에까지
모닥불 연기처럼 살리며 살리며……
김 현 승
이제는
밝음의 이쪽보다
나는 어둠의 저쪽에다
귀를 기울인다.
여기서는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어둠의 저쪽에다 내 귀를 모두어 세운다.
이제는 눈을 감고
어렴풋이나마 들려 오는 저 소리에
리듬을 맞춰 시도 쓴다.
이제는 떨어지는 꽃잎보다
고요히 묻히는 씨를
내 오랜 손바닥으로 받는다.
될 수만 있으면
씨 속에 묻힌 까마득한 약속까지도……
그리하여 아득한 시간에까지도 이제는
내 웃음을 보낸다,
순간들 사이에나 떨어뜨리던 내 웃음을
이제는 어둠의 저편
보이지 않는 시간에까지
모닥불 연기처럼 살리며 살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