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 박형준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 박형준

유용선 0 1439
저자 : 박형준     시집명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박형준


나무들의 교사 나무들의 희미해진 복도 저편에
뒤집으면 검게 탄 발바닥이
화산의 분화구를 밟고 있고,
꽃들은 밑에 거울을 하나씩 감추고
대지 위에 꽃잎을 이어 붙이고 있다

비 오는 날
퍼붓는 푹풍우 속
간이식당 유리창 곁에서
국수를 미친 듯이 먹고 있는 여자의 이미지---

민둥산인 마음아
울지 말아라, 붉게 울지 말아라
올 봄은,

빵이 유일한 나의 친척이었네
올 봄에는 하수구로 미친 듯이 빠져나가는 동그라미
젖은 머리카락 한움틈 남았고,
너저분한 시장 바닥에 한없이
낮아지는 충격으로 빗속에 방치된 술취한 사내가,
혼몽한 잠에 빠져
빗방울 속에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간이식당 유리창에 퍼붓는 눈동자가 지켜보는,
미친 여자 등의 포대기에 감싸여
흘러내리는 국숫발 속에서 몸을 빼며
빗방울 속에 떠오른 작은 성냥 불빛,
또 하나의 눈동자를 손가락으로 꾹꾹 밀어내리고 있다

유리창에 꽃잎을 피워낸
아이의 손가락 끝에서 꽃들은 상해 있고,
밑에 빵냄새를 풍기며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