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아이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물의 아이

유용선 0 988
저자 : 한성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물의 아이

                      한성례
 

원색을 하늘하늘 춤추게 하고
그림을 음악으로도 흐르게 하는
마티스의 그림처럼
동경북쪽 산 속의 시마(四万)온천
작고 흰 벌레들이 꿈틀꿈틀 강물처럼
사선으로 날며 흐르고 있다
꼭 하루살이 같은 날것들은
바닥에도 닿지 못하고
허리춤 어딘가에서 사라져 버린다
중간쯤에서 끊어지는 관계들을 폐기해나가듯
몸부림 속에서도 가볍다
목숨 할딱거리며
바닥에 내려 앉아보려 하는 측도 있지만
뜨거운 땅바닥의 거부로
발뒤꿈치를 땅에 내리지도 못한다
어디에도 자리 잡지 못하고 떠도는 너희들
양수 같은 노천온천 물속에
알몸으로 서서
가벼이 스러지는 것들을 손 벌려
조심조심 받는다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어간 아이들을
‘물의 아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떠난 아이들은
밤하늘의 별로 빛난다고 믿었다
그러나 거기로도 들어가 박히지 못한
저 벌레들은
허공을 맴돌다 맴돌다
잠시 들어앉았던 자궁 안이 너무도 그리워
다시는 들지 못할
따스한 물 속을 향해
하염없이 떨어져 내린다
초겨울 온천지에 날리는 진눈깨비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