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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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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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시

문재철 0 1977
저자 : 문병란     시집명 : 문병란시집
출판(발표)연도 : 1994년 11월 1일     출판사 : 시와사회사
슬픈 시  문병란

나는 날마다 이별을 한다
친구와 헤어지고 연인과 헤어지고
그리고 마지막엔 자기와 헤어진다
열 번씩 백 번씩 천 번씩
매일 매일 이별 연습을 하면서
나는 자꾸만 닳고 닳아진다.

아, 목욕탕에서 럭스 비누 냄새를 맡으면서
나는 황홀하게 슬퍼진다
뜨뜻한 목욕탕 물에 잠겨 있으면서
비누 같은 연인의 마음
비누 내음 같은 그리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확인하고 마는 고독
나는 자기 몸을 만지면서 자기와 헤어지고 만다.

자기와 헤어져 마침내 혼자가 된다.
혼자가 되어 골방에 쓰러져 비로소 자기가 된다
아, 인생은 닳아지고 닳아져서
마침내 작아져 없어지는 비누 같은 것인가!
향긋하니 외로움 냄새도 좋은 밤

땀내마져 정다운 속내의 속에서
성욕이여 잠들어라, 산드랗게 별마져 오는 밤
나는 오늘 밤도 혼자서 헤어지고 또 헤어진다.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5-10-14 06:48:57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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