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잎지니
가을
1
1232
2005.10.27 17:05
저자 : 양수경
시집명 : 죽음보다 깊은 사랑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도서출판 정인문학
배롱나무 꽃잎지니
양 수 경
붉은 꽃잎들의 행렬 이어진다.
계절을 꽉 채운 끓는 열정
혼신의 힘으로 꽃피운 날들 기억하니?
겹 치마 둘러쓰고
가을의 환상을 미련없이 거부하던.
흔들리며 피고지는 무념과 인내
홀로 의연한 너를
바람은 다시 쉼 없는 사랑을 퍼 붓겠지.
삶이 익숙해진 그리움에 고통은 없다
촛 농 처럼 뜨거운 눈물도 없다
타인의 계절은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부표(浮漂)처럼 아슬 아슬한
현기증을 일으키는 붉디 붉은 대궁
핏속의 피 까지 다 훑어버린
인간의 오르가즘이 싸가지 없다면
사뿐한 가을을 고문하는 꽃잎의 교성은
대지를 적시는 빛의 반란인가?
가을은 그렇게,
그림자를 삼키며 춤추는 나무가 되었다.
양 수 경
붉은 꽃잎들의 행렬 이어진다.
계절을 꽉 채운 끓는 열정
혼신의 힘으로 꽃피운 날들 기억하니?
겹 치마 둘러쓰고
가을의 환상을 미련없이 거부하던.
흔들리며 피고지는 무념과 인내
홀로 의연한 너를
바람은 다시 쉼 없는 사랑을 퍼 붓겠지.
삶이 익숙해진 그리움에 고통은 없다
촛 농 처럼 뜨거운 눈물도 없다
타인의 계절은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부표(浮漂)처럼 아슬 아슬한
현기증을 일으키는 붉디 붉은 대궁
핏속의 피 까지 다 훑어버린
인간의 오르가즘이 싸가지 없다면
사뿐한 가을을 고문하는 꽃잎의 교성은
대지를 적시는 빛의 반란인가?
가을은 그렇게,
그림자를 삼키며 춤추는 나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