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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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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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조윤주 0 1876
저자 : 조윤주     시집명 : 영혼은 사랑이 주인이다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토우
고드름



시골 처마밑에 매달린 고드름을 동경할 때가 있었다

고드름은 물의 단단한 뼈인 것

물렁거리는 내 허무의 삶을 질책하는 또다른 채찍



물은 그렇게 고독의 절정에 닿아 있었고

나는 또 허물어진 가슴을

그의 눈빛에 들켜버렸다



무엇하나 버릴 수 없는 관습을 증명하듯이

눈이 시리도록 고운 고드름이 맺힐 때면

나는 다시

두물머리 강가를 배회하거나

그의 늪에 빠져 맹인처럼 자주 길을 잃었다



허공뿐인 나의 내면의 세계를 가르며

고드름이 구름에 닿을 때

물렁거리는 내 삶은 결코 한 순간도 

응고의 결정체로 빛날 수 없음을 알아버렸다



봄이 오기도 전

절뚝거리는 내 이성(理性)은

오블라토(oblato)를 벗기고 달콤한 독(毒)을

위장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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