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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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 속에서

가을 0 1123
저자 : 강해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쓰레기봉투 속에서 

강해림


버리면, 그냥 버려지는 것들일진데
재생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들 사이
길은 얼마나 멀까

세상에 태어나
한몫할 거라고 아귀다툼 벌이던 깨끗한 몸들이
이 속에 와서야 그 얼굴이 그 얼굴이네
행여 옆구리가 터지면 어쩌나
덤프 트럭의
무서운 괴력을 흉내내며 달리던 길들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얼굴로
한통속이 되어 서로 엉켜붙어 있었네

플라스틱 같은 모조된 얼굴로
한 번 왔던 길
눈감고도 찾아가듯
아픔없이 재생되는 상처를 보신 적이 있는지
버리면, 그냥 무심코 버려지는
손톱 같은 시를 생각했네

주둥이를 꽁꽁 묶인 채
저 변방으로 버려질 내 안의 문장들
모든 의심과 오류와
헛된 망상의 냄새와 더불어 즐겁게 썩어가기를,
그리하여 세상의 온갖 이름없는
불화와도 만나 화해하기를

그날엔
누군가 지독한 부패의 향기를 맡으며
뚜벅뚜벅 지나갈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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