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선과 기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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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수선과 기적소리

가을 0 1147
저자 : 강해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구두 수선과 기적소리 

강해림


닳고 헤진 구두창 바꿔달듯
생활은 쉽게 수선되지 않았다
대구역 앞
구두 수선가게 깨진 창 너머로
온종일 역광장에서
어슬렁거리다 돌아온 바람만 기웃대고
그의 손길 기다리는 구두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말없는 반란처럼 앞창이 불쑥 들려 있거나
전쟁처럼 삶을 치르는 사람들
전리품 같은 상처를 달고 있는 저것들
상처를 원상복구 할 수는 없는 일

가죽을 뚫고 들어간 바늘이
쉬이 빠지지 않는 것은
너무 두꺼운 희망 탓일까
자고 나면 아이들은 쑥쑥 자라있고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구두
창을 갈고
망치로 힘껏 두드려댈 때

광택 없는 나날들
하루해만큼이나 긴 기적소리 남기며
기차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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