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탕, 저 물고기의 길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매운탕, 저 물고기의 길

가을 0 1379
저자 : 강해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매운탕, 저 물고기의 길 

강해림


 산다는 게 뭐 별거던가 한 영혼의 지붕 아래 이리 징한 가슴 나누며    익어가는 거지 세상만사 궂은 일 좋은 일, 갖은 양념 풀어헤치고 냄비는 가쁜 숨 폭폭 몰아쉬며 끓고 있다 늦은 저녁 당신의 귀가길 불빛이 하나 둘 그렁그렁 익어가고 방금 막 도마 위에서 잘려나간 동해바다 파도가 끓는다 냄비는 뜨거워질수록 온몸으로 비린내를 확인한다 그대 혀 끝에서 놀아나지 않는 슬픈 미각을 위하여, 대가리는 대가리대로 동강난 채 꿈꾸는 저 물고기의 길
 그래, 원한다면 무간지옥 펄펄 끓는 물 속이 아니라 저 빙하기 얼음장 밑인들 붉은 지느러미 퍼득이며 헤엄쳐가지 못하랴 살과 뼈, 그리고 내장 속까지 뭉개지고 해체되어 건져질 한 점 깨끗한 영혼이라면, 삶의 담보물 없이 어찌 너와 내가 빙점을 꿈꿀 수 있으며, 한세상 이리 얼큰하게 엉켜질 수 있겠느냐?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