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연재 [일기]- 녹아버린 아름다운 이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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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연재 [일기]- 녹아버린 아름다운 이름 -9월 27일자

권경업 0 1293
저자 : 권경업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잔돌배기,쑥밭재,취밭목은 지리산에 있는 우리말 땅이름입니다. 흔히 세석평전이라 부르는 잔돌배기는 잔돌이 많이 박혀있는 밭이란 뜻입니다. 밤이면 무수한 별들이 그곳으로 내려와 잔돌처럼 박힌다는 뜻이기도 하답니다. 오래전,80일간을 걸어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였습니다. 오대산 부근의 골짜기 이름이 안개자니골이었습니다. 매일 안개가 자고 가는 골짜기란 뜻이었습니다.
지난 여름,저는 60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작가대회의 남측 대표단 일원으로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묘향산도 가보고 백두산 천지도 올랐습니다. 아름다운 북녘의 산하(山河)도 그리웠고 아름다운 인민들도 그리웠지만 간간이 전해들은 북녘의 아름다운 말들이 더 그리웠습니다. 언뜻 어름보숭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안내원 동무에게 물었습니다. 얼음보숭이를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대답은 놀라웠습니다. "공화국 북반부에서도,요즘은 얼음보숭이라는 말 잘 안 씁네다. 아이스크림이라면 다 알아듣습네다." 아쉬웠습니다,정말 아쉬웠습니다. 먹어보지도 못하고 녹아버린 아름다운 이름 얼음보숭이가,
지금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이 우리말 만들기를 신나게 하고 있답니다. 네티즌은 누리꾼,리플은 댓글,웰빙은 참살이,정말 듣기 좋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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