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연재 [일기]- 개울물과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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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연재 [일기]- 개울물과 오솔길

권경업 0 1162
저자 : 권경업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개울물과 오솔길은 흐릅니다. 방향만 서로 다를 뿐,개울물은 흘러가며 불어나고 오솔길은 흘러가며 야윕니다. 개울물은 하나를 이룬 무리가 되고 오솔길은 여럿이 만나 홀로가 됩니다. 개울물은 흘러가며 깊어지고 오솔길은 흘러가며 높아갑니다. 개울물은 흘러서 바다에 다다르고 오솔길은 흘러서 하늘에 이릅니다. 흘러가며 맑아지는,개울물과 오솔길은 같은 모습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 가을에,내 지나갈 모든 길들은 개울물이 되고 오솔길이 되길 바랍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은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흘러가서 맑아지고 싶어서입니다. 맑아져서 하늘과 바다에 다다르고 싶어서입니다. 수줍어 몸을 감춘 자작숲 오솔길이 드러나고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조개골은 야위어갑니다. 간간이 품고 와서 돌 틈마다 차곡차곡 쌓아놓은 붉고 푸른 연서들이 누렇게 타들어가는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밤마다 소리 낮춰 돌돌거리는 걸 보니 취밭목의 가을밤이 깊어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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