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은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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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은 이유가 없다

가을 0 1154
저자 : 강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사라지는 것은 이유가 없다

                              강  순


다섯 손가락을 벌리고
그 사이로 세상을 본다
손가락 사이로 서로 다른 강물이 흐르고

손가락을 왼쪽으로 30도 가량 기울여 본다
창 밖 마음식당의 ‘마음’ 자가 지워지고 있다
마음은 두 번째 강에서 세 번째 강으로 흘러간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둘째손가락을 조금 돌리면
잊었던 미움이 되살아난다
강과 강 사이를 가르는 산이 자라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린 <영원한 사랑>
오래된 배냇저고리 같은 제목 위에 손가락을 놓는다

영원히 사라(져라)
바람 부는 한강 고수부지, 멀어져가는 K의 뒷모습이 보인다
강물이 일렁이고, 관악산이 위로만 자라고
마음식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1998년 12월 <현대문학> 등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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