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역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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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역에서의 하루

가을 0 1163
저자 : 강지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광화문 역에서의 하루

강 지산


허기에 지친 햇빛 하나가 가만히 내려앉아
잠자던 배고픔을 깨우고 달아나더니
어느새 도시는, 온통 하루살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둠이 내리자 오색의 현란한 불빛들은
생명줄 로 남아있던 막노동의 노래조차 빼앗아 가려고
목청 높여 아우성치는데, 이기에 사로잡힌 생각들은
부끄러움도 모른다는 듯이 땅속으로, 땅속으로
파고들어 제 무덤을 만들며 산다
낡아빠진 청바지, 밑창이 떨어진 운동화
여름 내내 허기에 절은 목소리, 먹다 남은 반병의 소주,
주워 피운 담배 공초 연기 속으로 고향이 보인다
핑그르르 가력(加力)이 행해지고
핑그르르 제 풀에 지쳐 쓰러지면
핑그르르 깊고 깊은 잠에 빠져 든다
광화문 옆, 보도 불럭 위에 가만히 서 있으면
가난의 조각들이 떨어져 구르는 사연을 듣게 된다

웅 웅 웅 하늘은 언제 열리려고 어둡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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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