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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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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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집

가을 0 1072
저자 : 고경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남향집

                                                고 경 숙


  깜부기 닮은 애가 담벼락에 서서 제 벗을 부른다  세 배째 새끼를 놓고 예민해진 검둥이는 콧등에 잔뜩 주름잡고 게으른 으름장이다  대문은 계절의 경계를 넘지 못했다  해마다 덧칠한 녹색 페인트는 손톱만 대도 툭툭 떨어져 버짐꽃이 피고, 새마을 보일러에 물을 부을 때마다  쿨럭쿨럭 물통으로 역류하는 겨울은  무청 삶는 냄새처럼 허기졌다

  한번 더 불러볼까  개집을 나오는 검둥이의 무거운 쇠줄 끄는 소리 들렸다 아이는 대문에서 빗겨섰다  깨진 토분조각 주워 손 설은 낙서로 담벼락이 벌개질 때까지 겨울해는 거기 머물고,  벗은 나오지 않았다

  햇살 깊숙한 남향집은 시선을 자꾸 안으로만 거둔다. 



-부천여성문학 200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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