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릉에서의 하룻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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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6 15:05
저자 : 고경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장릉에서의 하룻밤
고경숙
장릉 주차장에 느즈막히 관광버스가 왔다.
길건너 장미무도장에 뛰뚝이는 입간판
고혹적인 장미로고가 위험한데
산채(山菜)로 허청대던 위장을 채우고
드문 여행객들과 기념촬영을 끝낸 밤
단종 혼자 칠성판 위에 누웠다
용포를 더럽힌 놈 어서 나와라
청령포를 휘도는 사나운 원귀(寃鬼)로 떠돌 무렵
중간계(中間界)를 오가던 만조백관일까
검은나비 떼지어 북향사배 마치고,
장미무도장 밴드소리 붉게 빛난다
서둘러 입장하는 나비떼의 뜨거운 배신
상석에 걸터앉은 단종 혼자
칠성판 일곱 구멍 정으로 쪼아댄다
‘미성년자입장불가’였던 쓰라린 역사.
-부천문학 40호-
고경숙
장릉 주차장에 느즈막히 관광버스가 왔다.
길건너 장미무도장에 뛰뚝이는 입간판
고혹적인 장미로고가 위험한데
산채(山菜)로 허청대던 위장을 채우고
드문 여행객들과 기념촬영을 끝낸 밤
단종 혼자 칠성판 위에 누웠다
용포를 더럽힌 놈 어서 나와라
청령포를 휘도는 사나운 원귀(寃鬼)로 떠돌 무렵
중간계(中間界)를 오가던 만조백관일까
검은나비 떼지어 북향사배 마치고,
장미무도장 밴드소리 붉게 빛난다
서둘러 입장하는 나비떼의 뜨거운 배신
상석에 걸터앉은 단종 혼자
칠성판 일곱 구멍 정으로 쪼아댄다
‘미성년자입장불가’였던 쓰라린 역사.
-부천문학 4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