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문학관엔 바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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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문학관엔 바람이 산다

가을 0 1092
저자 : 고경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미당문학관엔 바람이 산다

고경숙


바다를 막고 섰는 질마재 넘어
마른 흙먼지가 장기판을 엎어버리는 선운리
넓지 않은 시인의 집앞에서 촌로들
묻지도 않은 얘기를 꺼냈다
초등학교 자리였다느니
답사차량땜에 길을 넓혀야 한다느니
그들의 변은 끝이 없다가 결국
미당의 시얘기를 꺼내자 뚝 그쳤다

유모말 안 듣는 아이같았다 미당은,
1층 전시실에서 2층으로, 옥탑관망대로
답사객을 따라다니다가 휘-익 바람불면
풍장을 치른 것도 아닌데 금세 무형이 되곤 했다
바람은 아직도 노시인을 못다 키웠다
회벽에 흩어져있는 오래된 시니피앙....
나는 종일토록 흔적을 찾았다
떠나기 전, 세계의 산이름을 주문처럼 외웠다더니
노시인은 이미 고독한 산행을 시작한 것일까

땅거미 몰려와 바다와 벽촌의 경계를 허물 무렵
옥탑관망대에 올라선 사람이 보였다
폐교개조 후 흰 칠을 한 그집, 히말라야 정상에
죽어서도 오르고 싶었던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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