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일지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항해일지

가을 0 1137
저자 : 고경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항해일지
                                   
                            고 경 숙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한 마리 생선
표류 중이다

돌아누우면 사각의 접시에
하얗게 쏟아지는 비늘
모로 누운 겨드랑이 밑으로 차가운 바닷물
끊임없이 밀려왔다 빠진다

척추 깊은 곳에서
수백 개의 가시가 돋고 있다
그들은 검은 바다를 노 저어
누워있는 내 살 속에 되돌아와 촘촘히 박힌다

잰 솜씨로 살을 발라내고 싶다
슬펐던 날들이 하나 둘 별이 되어 올라가는 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누군가의 입김 기다릴 때
유리창처럼 체온은 떨어져
바람 흐느끼고,

아침은 올까
두려움보다 더 무서운 고독이
방안 가득 바닷물 출렁여 벽시계 불면이지만
떠도는 것이 시간 뿐이랴
그물추에 매달린 그리운 이름들 부르며
나도
밤새 바다에 뛰어든다

아주 낯선 경험이다.



        -경기문학 2003. 봄-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