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음을 손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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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죽음을 손질하는

가을 0 1152
저자 : 김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내 죽음을 손질하는

김언
 
 
  내 죽음을 손질하는 당신이 내게 말해요. 맡겨놓은 제니는 잘 죽였어요. 살아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아침에 틔우는 제니꽃을 보고 알았지요. 아,제니는 죽었구나. 내 죽음을 손질하는 당신에게 내가 말해요.
  그럼 이걸 전해주세요. 그리고 내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혹시나 살아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게 뭐에요? 내 죽음을 손질하는 당신이 내게 물어요. 자두나무 씨앗이네요. 전해는 주겠지만 장담은 못해요.
  아마 제니 안에 들어가는 순간 죽어버릴 걸요. 아침에 틔우는 제니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당신이 살아있다는 거 제니꽃의 표정만 봐도 금방 알아요. 그러니 나만 믿고 돌아가요.
  당신 죽음은 내가 확실히 보장해 줄테니까. 내 죽음을 손질하는 당신에게 내가 물어요.
  그럼 당신 죽음은 누가 손질하나요? 몰라요. 제니한테 한 번 물어보지요. 제니는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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