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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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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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699

가을 0 1255
저자 : 김영승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반성 699

김영승


어떤 호협활달한 마애석불과
술을 마셨다 그는 릴리프처럼
그의 배경에 파묻혀 딱 붙어 있다
김형, 혹시 딸딸이 많이 쳐서 그런 것 아니요?
초췌하고 창백한 내 얼굴을 보며
그는 말했다
이 참혹한 시인에게 아랸야와 아미타 미인 군단을,
나무관세음보살 으하하하하하-
그는 웃었다 그리고
너무 과하지 마시오 그리고 그렇게 덧붙였다
오난존자처럼 나는 어디다 대고 찍찍 싸고 있는가
서서히 나의 어깨와 팔과 등과 머리가
벽에 잠긴다 반쯤 잠겨 나는
딱딱하게 굳는다 나의 표정도 은은한
미소로 굳는다 자기 자신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게 무한한 관용을 어쩌구저쩌구
미소짓다 보면 꿈과 환상 속에
끊임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곳에 쏟지 못하는
나는.
나는 돌 속에 박힌 그 마애석불과
교대된다 감자탕집에 홀로 앉아
거울을 들여다보며 술을 마시다 보니
킥킥킥 웃고 있는 나를 보며 깔깔깔 보다 보다 할 수 없이
웃음을 터뜨린 젊은 주인 여자의 모습이 거울 속에 보인다
배를 쥐고 웃고 있는 허리 꺽인 모습이
온갖 번뇌의 환신 같은 요부처럼 간들간들
거울 속의 나를 녹인다 그러나......
결혼 안 하세요?
여자가 묻는다.
킥킥, 결혼?
나는 딸딸이에 도가 튼 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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