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193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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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4 15:17
저자 : 김영승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반성 193
김영승
동네 사람들과 함께 무너진 언덕길을 닦았다.
삽질을 하는데 회충만한 지렁이가
삽날에 허리가 잘려 버둥거린다.
지렁이는 재수없이 당했다.
사람들은 다만 길을 닦았을 뿐이고
지렁이는 두 동강이 났을 뿐이다.
모두들 당연한 일을 하는데
땅속에 묻혀 보이지도 않는 지렁이.
모두들.
국토분단이 재미있다.
두 동강이 나고도 각자 살아가는 지렁이
붙을 생각 아예 없는 지렁이.
자웅동체, 자급자족
섹스 걱정 전혀 없는
지렁이
지렁이
재미보는 지렁이.
김영승
동네 사람들과 함께 무너진 언덕길을 닦았다.
삽질을 하는데 회충만한 지렁이가
삽날에 허리가 잘려 버둥거린다.
지렁이는 재수없이 당했다.
사람들은 다만 길을 닦았을 뿐이고
지렁이는 두 동강이 났을 뿐이다.
모두들 당연한 일을 하는데
땅속에 묻혀 보이지도 않는 지렁이.
모두들.
국토분단이 재미있다.
두 동강이 나고도 각자 살아가는 지렁이
붙을 생각 아예 없는 지렁이.
자웅동체, 자급자족
섹스 걱정 전혀 없는
지렁이
지렁이
재미보는 지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