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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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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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가을 0 3057
저자 : 신기섭1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집착

신기섭


인사동 cafe vook's앞에 서 있는데
제 의족을 빼서 머리에 베고
길에서 잠자는 사내. 흐린 하늘 꽝!
천둥소리 사내는 눈을 뜨고 다시
의족을 끼운다. 마음에서
잘라버린 덩어리, 나 잠시 거기 머리를 베고 눈
감아본다 사랑해, 너를 아직도!
막 퍼붓는 가을비 번개의 섬광!
빗물이 들어차 소름 돋는 끽끽,
의족 소리 마구 들뜨는 마음.
활짝 펼쳐지는 내 검은 우산 속으로
덩어리 같은 섬광 아, 너의 몸,
들어온다. 오랜 시간 증오의
온도 속 상처는 썩어 물러져서
네 몸에 내 몸을 끼우는 것, 함께
내딛는 것, 한 덩어리 우리.
검은 우산 속에 서 있는데
나의 한쪽 어깨가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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