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가 태어났다

  어제 우리 집에
  독재자가 태어났다! 독재자가!
  이건 우리 집에
  예쁜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

  이 아기가 자라서
  뒤뚱뒤뚱 걷게 되면
  바로 무서운 독재자가 된다
  앙앙 울며
  업어 달라고 하면 업어 줘야 하고 
  이것 달라고 하면 이것 줘야 하고
  저것 달라고 하면 저것 줘야 한다
 
  방안에서 똥을 싸든 오줌을 누든
  손에 잡히는 대로 무엇을 내던지든
  그저 웃고만 있어야 한다
   
  이 독재자가 내 방에 와서
  장난감 달라고 할 때 안 줬다가는         
  발버둥치며 앙앙 울겠지
  그럼 나만 엄마 아빠한테 혼나겠지

  아, 어제 우리 집에
  무서운 독재자가 태어났다! 독재자가!
  그런데 모두 기뻐 야단이다 
  (2006. 창비어린이.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