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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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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삼 0 4007
저자 : 권오삼     시집명 : 강아지풀
출판(발표)연도 : 1983년도     출판사 : 교음사


나는 발이지요
고린내가 풍기는 발이지요
하루 종일 갑갑한 신발 속에서
무겁게 짓눌리며 일만 하는 발이지요
때로는 바보처럼
우리끼리 밟고 밟히는 발이지요

그러나 나는
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빈 대동여지도
김정호 선생의 발
아우내 거리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유관순 누나의 발
장백 산맥을 바람처럼 달렸던
김좌진 장군의 발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의 발

그러나 나는
모든 영광을 남에게 돌리고
어두컴컴한 뒷자리에서 말없이 사는
그런 발이지요
(1981년 9월 아동문학평론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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