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별사(春香別詞) 3
곽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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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11:10
저자 : 곽진구
시집명 : 사람의 집
출판(발표)연도 : 2006년
출판사 : 비앤엠
상사보(相思譜)
- 춘향별사(春香別詞) 3 -
곽진구
봄이 오면
녹음이 무성한 왕대 숲이 집안으로 들지 못하도록
골을 치고 돌담을 만들어 놓으면,
대나무는 그걸 알아차리고 더는 침범치 아니하고
담을 따라 어린 순(筍) 잡고 돌며
고운 댓잎을 반듯하게 뽑아 올리곤 합니다
담 하나 넘으면 그만인 것을,
그 짓은 차마 못하겠다고
뒷담에 서성이다가 돌아가곤 하는 것이
어디 말없는 저 대나무뿐이겠어요
보세요, 봄 향기에 이끌려 와선
더는 안되겠다고 마음의 금을 그어놓고
담 없는 담 너머에서
제 가슴팍만 쳐대 싸는 도련님,
도련님의 눈빛도 꼭 그러합니다
- 춘향별사(春香別詞) 3 -
곽진구
봄이 오면
녹음이 무성한 왕대 숲이 집안으로 들지 못하도록
골을 치고 돌담을 만들어 놓으면,
대나무는 그걸 알아차리고 더는 침범치 아니하고
담을 따라 어린 순(筍) 잡고 돌며
고운 댓잎을 반듯하게 뽑아 올리곤 합니다
담 하나 넘으면 그만인 것을,
그 짓은 차마 못하겠다고
뒷담에 서성이다가 돌아가곤 하는 것이
어디 말없는 저 대나무뿐이겠어요
보세요, 봄 향기에 이끌려 와선
더는 안되겠다고 마음의 금을 그어놓고
담 없는 담 너머에서
제 가슴팍만 쳐대 싸는 도련님,
도련님의 눈빛도 꼭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