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별사(春香別詞) 4
곽진구
0
1050
2006.10.25 11:11
저자 : 곽진구
시집명 : 사람의 집
출판(발표)연도 : 2006년
출판사 : 비앤엠
옥중 생각
- 춘향별사(春香別詞) 4 -
곽진구
봄이 오자마자
수만의 말을 잘 참아오던 산조팝꽃들이
작정을 하고서 꽃 몽둥이를 쳐들고 달려듭니다
꽃 몽둥이에 얼얼하게 맞다보면
멀쩡한 정신이 확 돌아버립니다
이런 날은 마음속의
것들도 뛰어나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그 수묵도(水墨圖) 안에
나는 은근한 한 남자를 그려 넣습니다.
오늘은 내가 요조숙녀가 아니라
있어야할 남자가 곁에 없으므로 해서 몸부림치는
한 여자임을 깨닫습니다
나를 못 믿을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지요
처지가 바뀌니 생각이 변한다?
나는 시방 이 말을 못 믿겠다, 못 믿겠다
입술을 지그시 깨뭅니다만
뜻 모를 한숨만 크게 울려나옵니다
- 춘향별사(春香別詞) 4 -
곽진구
봄이 오자마자
수만의 말을 잘 참아오던 산조팝꽃들이
작정을 하고서 꽃 몽둥이를 쳐들고 달려듭니다
꽃 몽둥이에 얼얼하게 맞다보면
멀쩡한 정신이 확 돌아버립니다
이런 날은 마음속의
것들도 뛰어나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그 수묵도(水墨圖) 안에
나는 은근한 한 남자를 그려 넣습니다.
오늘은 내가 요조숙녀가 아니라
있어야할 남자가 곁에 없으므로 해서 몸부림치는
한 여자임을 깨닫습니다
나를 못 믿을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지요
처지가 바뀌니 생각이 변한다?
나는 시방 이 말을 못 믿겠다, 못 믿겠다
입술을 지그시 깨뭅니다만
뜻 모를 한숨만 크게 울려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