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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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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이 0 2007
저자 : 구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4     출판사 : 오름
하얀방


구한


보름달 가득하던 날 사내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뜨지 않은 해처럼 얼굴을 보았다는 사람이
없었다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던 바람이 헐거워진 오후에서야
사내는 발견되었다 몇 개의 빈 술병이 그리움처럼 쓰러진 작업실에서,
잠든 들 고양이 마냥 늘어진 몸에선
아직 알콜 냄새가 독하게 매달려 있었다 듬성듬성 잘린
머리털 같은 화홍붓 몇 자루가 찢기어진 캔버스 위에는
차갑고도 빳빳한 시간들이 뒹굴고 있었다
빗장 풀린 입에선 마지막 칩거된 웃음이
파두*가 되어 알레그로로 울고 있었다 오래되 딱딱한
물감같이 주홍빛 기억들 주저흔** 사이 응고 되어
작업실은 그믐처럼 지고 있었다

*파두:포르투갈의 대표적 전통 대중 가곡. 몇 종의 기타를 반주로 구슬프게 노래한다.
**주저흔:자살 할 때 생겨난 몸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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