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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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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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귀향

행복한사랑 0 1039
저자 : 이민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가을의 귀향--이민영李旻影

  이제는 저녁 저문 햇살이
  동을 트여대던 것처럼 깔끄막마다
  숨을 재우고 숨을 술 것이다
  곳간도 머리사랑채도 행낭간도 산사처럼 등을 켠다
  삭삭이 컹컹거리는 들마당에
  나락쌈 진감자 두레쌈마다 지붕 추녀소리로 가슴을 매 달린다
  낮날은 길손처럼 이마 맞대고 있을 것이다

  어미와 아비가 붉은 눈짓을 교환하고
  그 광경을 본 어린 아들의 눈에는 오늘 밤은 따스하게 새로울 것이다
  이즈막하야 배질쌈으로 물레가 돌고
  귀뚜리가 별을 물어 달리는 시각
  설겅이 주체막대에 빛이 난다
  달이 맨발로 마악 오리동 밭길에 올라 오르고
  별들의 이파리가 가을 서숙알처럼 반짝인다

  밀려든 추수의 하루가 집집마다
  등불이 되어 손님의 어둠을 밝히는 동안
  남쪽에서는 봄을 띄우려는 어린 싹들이
  아장아장 그 걸음 그 소리로
  그 이야기를 입에 물고 있다
  세럼빡을 그리워하는 그림자가 길다랗게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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