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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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그림자

가을 0 1135
저자 : 박금숙     시집명 : 하얀 그리움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책나라
해 그림자

박금숙


곱던 빛 다 내어주고
달랑 제 그림자 하나 업은 해가
산마루에 오도커니 앉아있습니다

이 고랑 저 고랑
긴 해를 쫓아 밭일하시던
어머니의 해가 눈 지그시 감고
애틋하게 앉아있습니다

내일은 비가 오려나...
흐린 해 그림자
어머니의 근심인 줄 모르고
비를 좋아했던 철부지
이제야 가슴이 멥니다

어머니!
오늘은 바람 선선한 산마루에
쉬고 계신 당신의 그림자가
슬프도록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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