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마누라에게 쫓겨나던 친구
가을
1
1241
2007.06.15 03:37
저자 : 표성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6
출판사 :
걸핏하면 마누라에게 쫓겨나던 친구
표 성흠
겨울낚시를 갖더랜다 아직 봄이 이른 수초 밭 얼음짱을 깨고 미끼를 던졌어 입질도 없는 기다림 발이 저려오지 모닥불을 피우고 소주를 깠어 한 마리라도 건져 올렸으면 펄펄 뛰는 회를 쳤거나 소금구이라도 해 먹었을 텐데 우리는 헛탕을 쳤어 이럴 때 논길 끝까지 걸어 가 라면을 사 오던 그런 친구가 있었네
겨울산행을 갔더랜다 무릎을 재는 눈발 속에서 발목을 삐어 앉아 있었지 설상가상이라 했든가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지 혼자 가도 아득한 길인데 어깨를 끼고 걷는 발걸음 운동회 때나 하던 이인삼각 놀이를 했지 어디 빈 절간이라도 찾아야 할 텐데 깜깜 어둠 그래도 끝까지 동행 하던 그런 친구가 있었다네
젖은 나뭇가지 불붙이듯 피워 올리던 우리들 한 때는 가고 철새조차 제 갈 길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기후를 걱정하며 지구 위를 걷던 친구 명퇴로 자유와 목돈을 쥐었다 껄껄거리던 친구 오늘은 마누라 곁으로 그를 먼저 보내고 우리끼리 한 잔 하자는데 캬, 한 잔! 그가 먼저 술집 문을 밀치며 따라들 오란다
표 성흠
겨울낚시를 갖더랜다 아직 봄이 이른 수초 밭 얼음짱을 깨고 미끼를 던졌어 입질도 없는 기다림 발이 저려오지 모닥불을 피우고 소주를 깠어 한 마리라도 건져 올렸으면 펄펄 뛰는 회를 쳤거나 소금구이라도 해 먹었을 텐데 우리는 헛탕을 쳤어 이럴 때 논길 끝까지 걸어 가 라면을 사 오던 그런 친구가 있었네
겨울산행을 갔더랜다 무릎을 재는 눈발 속에서 발목을 삐어 앉아 있었지 설상가상이라 했든가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지 혼자 가도 아득한 길인데 어깨를 끼고 걷는 발걸음 운동회 때나 하던 이인삼각 놀이를 했지 어디 빈 절간이라도 찾아야 할 텐데 깜깜 어둠 그래도 끝까지 동행 하던 그런 친구가 있었다네
젖은 나뭇가지 불붙이듯 피워 올리던 우리들 한 때는 가고 철새조차 제 갈 길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기후를 걱정하며 지구 위를 걷던 친구 명퇴로 자유와 목돈을 쥐었다 껄껄거리던 친구 오늘은 마누라 곁으로 그를 먼저 보내고 우리끼리 한 잔 하자는데 캬, 한 잔! 그가 먼저 술집 문을 밀치며 따라들 오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