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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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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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月에

장진숙 0 1251
저자 : 장진숙     시집명 : 아름다운 경계
출판(발표)연도 : 2004년     출판사 : 현대시
3月에
                -장진숙-

나처럼 꽃 피울 수 있어?

첫 봉오리 붉게 피워낸 철쭉이
시비를 건다 삐딱하게
체념의 암자에 들어앉은
헐벗은 영혼을 향해
도무지 꽃 피워본 적 없는
허송세월에 눈을 흘긴다
비좁은 화분 속
마음 편히 언 발 펴지 못해도
그 춥고 옹색한 날들 씩씩하게 밀어내고
화사하게 꽃 피운 자신을 보라며
용용 죽겠지 불화살을 날린다
지지부진, 그 날이 그 날인
쉰밥 같은 生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내 안 어디선가
찌르레기 한 마리 깨어
자지러지는 생일 아침
허물어진 빈 터 꽃씨로 내려
환하게 꽃피고 싶은
꽃 피워 뜨겁게 환생하고 싶은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7-07-02 12:32:42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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