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서
장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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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1 20:49
저자 : 장진숙
시집명 : 아름다운 경계
출판(발표)연도 : 2004년
출판사 : 현대시
철원에서
-장진숙-
물소리 바람소리 뻐꾸기소리
서늘한 전원 교향곡인 외진 계곡
너른 바위 위에서의 한나절
산 더덕 캐어 씹으니 삶의
쓴맛을 모르는 자 상종하지 말라던
오래 소식 없는 옛 친구 생각나고
쓴맛 뒤의 달작 삽싸름한 맛과 향에 취해
나를 옭아매던 속세의 시간들
물가에 훠이훠이 풀어놓았지
긴 세월 목숨 있는 것 모두 터질 듯
긴장하고 살아온 기질 탓일까
나무도 키 큰 나무는 좀체 보이지 않고
키 작은 잡목 숲만 제멋대로 얼크러져
환하디 환한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그러나 한없이 멀리 외돌아진 곳
바위틈에서 나와 헤엄치는 개구리
양 볼에 옆구리에 긴장으로
새빨간 무장하고 군복도 차려 입은
녹색 바탕 검은 얼룩무늬 유난히 선명해
군기 바짝 든 백골부대 신병 같은데
고요하기가 원시의 딴 세상인 듯 적막한 땅
싱싱한 은빛 지느러미 튕기며 어우러진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에 절로 깊어져
나, 그만 보라빛 금강초롱으로
고개 숙여 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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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숙-
물소리 바람소리 뻐꾸기소리
서늘한 전원 교향곡인 외진 계곡
너른 바위 위에서의 한나절
산 더덕 캐어 씹으니 삶의
쓴맛을 모르는 자 상종하지 말라던
오래 소식 없는 옛 친구 생각나고
쓴맛 뒤의 달작 삽싸름한 맛과 향에 취해
나를 옭아매던 속세의 시간들
물가에 훠이훠이 풀어놓았지
긴 세월 목숨 있는 것 모두 터질 듯
긴장하고 살아온 기질 탓일까
나무도 키 큰 나무는 좀체 보이지 않고
키 작은 잡목 숲만 제멋대로 얼크러져
환하디 환한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그러나 한없이 멀리 외돌아진 곳
바위틈에서 나와 헤엄치는 개구리
양 볼에 옆구리에 긴장으로
새빨간 무장하고 군복도 차려 입은
녹색 바탕 검은 얼룩무늬 유난히 선명해
군기 바짝 든 백골부대 신병 같은데
고요하기가 원시의 딴 세상인 듯 적막한 땅
싱싱한 은빛 지느러미 튕기며 어우러진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에 절로 깊어져
나, 그만 보라빛 금강초롱으로
고개 숙여 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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