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趙司翼 0 1435
저자 : 조사익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7     출판사 :
나는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  趙司翼

빗소리에 잠에 취한 눈꺼풀을 치켜뜨고
마당에 나와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툭툭 빗방울이 이파리 커진 목련 나무 가지를 때릴 때
쪼개지고, 갈라지고
셈할 수 없는 또 많은 빗방울을 만들어 내고
미립으로 작아진 물방울이
새벽 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인 듯 위장을 하고
사려 깊은 체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바람 따라 날아갑니다.

새벽 조깅 길에서 잔디에 내린 이슬만 봐도
「당신과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서성대는데 .......

어쩌자고 빗방울 소리는
당신 향한 그리움의 짐만 더 얹혀 놓고
가지에서 이파리에서
뚝뚝 떨어지며 눈물 흘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울고 싶어도 눈물샘이 막혀
감정 표현을 못 하겠다며 목으로 울던 이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말하고 싶어도 듣는 이 없어
가슴에 묻고 살았다는 어느 사형수의 수기를 읽었습니다

우리 만남의 약속이 없어도 좋습니다
약속 뒤에 또 기다려야 할, 그 긴 시간 내내
노트 같은 달력에 시선을 묶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저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드넓은 대지 위에 당신 미소를 판화로 그리고
저 높은 허공에서 당신 미소를 수채화로 그리며
짙푸른 바다 위에 당신 생각하며
수묵화를 그릴 수 있기에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당신 생각하며, 또 생각하며
그리움에 지친 어느 날
외로움의 허전함 보다는, 그리움의 눈물보다는
내가 정한 내 삶에 대한 윤리의 틀을 바탕에 깔고
허용하는 만큼만
당신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첫 편지 쓰던 날
마음속에 채워 둔 잉크가 다 없어질 때까지만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수취 거부”라는........ 명패만 내 걸지 않는다면
내 마음의 잉크는
죽는 날까지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