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와 굴뚝새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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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09:42
저자 : 반영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탱자나무와 굴뚝새
반영호
탱자나무 울타리에는 굴뚝새가 산다.
귀신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시와 가시가 촘촘히 얽힌 그물망을
용케도 잘 비집고 다니며 보금자릴 튼다.
가장 불안하고 위험한곳이
가장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평화로운 안식처라는 것을
고 작은 새는 이미 오래전에 터득했으리라
아무리 가시투성이인 울타리지만 하얀 꽃을 피우고
황금빛 열매도 맺는 그곳은 분명
굴뚝새의 천국이요, 어떠한
적으로부터의 위협도 받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다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고,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며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숲을 마다하고
끝끝내 탱자나무 울타리를 보금자리로 고집한 굴뚝새는
번쩍거리는 거리, 으리으리한
빌딩 숲에 사는 도시의 새들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굴뚝새는, 그저
가시덤불 속에서나마
탱자 탱자 살고프단다.
반영호
탱자나무 울타리에는 굴뚝새가 산다.
귀신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시와 가시가 촘촘히 얽힌 그물망을
용케도 잘 비집고 다니며 보금자릴 튼다.
가장 불안하고 위험한곳이
가장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평화로운 안식처라는 것을
고 작은 새는 이미 오래전에 터득했으리라
아무리 가시투성이인 울타리지만 하얀 꽃을 피우고
황금빛 열매도 맺는 그곳은 분명
굴뚝새의 천국이요, 어떠한
적으로부터의 위협도 받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다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고,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며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숲을 마다하고
끝끝내 탱자나무 울타리를 보금자리로 고집한 굴뚝새는
번쩍거리는 거리, 으리으리한
빌딩 숲에 사는 도시의 새들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굴뚝새는, 그저
가시덤불 속에서나마
탱자 탱자 살고프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