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카사블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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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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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카사블랑카

김수미 0 2248
저자 : 유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늙고 초라하여져서 먼지투성이 국
도에서 사과를 팔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을 뿐이야, 그것
도 형편없는 푸른 사과를. 저녁이 되어 아무도 이 푸른 사
과를 사러 오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확실해질 때까지.
- 배수아.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마음의 진창, 그것은 내 유일한 여정
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않으리라
그리고 내게 주어진 것은 시를 쓰며
기를 쓰며 살아가기, 느낌의 여성성에 기대어
세월의 불안, 경멸과 모독 기다림 따위들을 견디며 난
길 위의 먼지 묻은 사과를, 형편없는 푸른 사과를 산다
이 세계엔 시금털털한 푸른 사과만큼의 희망이 있고
난 아무것도 깨닫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린다, 모텔 카사블랑카 가는 길
난 섹스보단 그것을 향해 가는 스피드가 더 맘에 든다
스피드 속엔 멈추지 않는 황홀의 현재, 정지된
엑스터시의 지평선만이 존재하므로, 세상의 모텔은
거울로 가득 차, 나의 사랑은 너무도 흔하다
나의 언어는 작곡이 아니라 연주에 불과한 것
카사블랑카, 그 흔한 이미지들의 백화점이여
그대라는 하나의 총알, 그리고 나머지는
일상의 러시안 룰렛,
세상은 낡은 음악을 따라 서서히 붕괴해가고
난 머나먼 진창의 행로를 희망만한 크기의
푸른 사과를 만지작이며 걸어간다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7-09-07 17:12:43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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