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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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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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서영숙 0 1329
저자 : 서영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치 매

                                      서영숙
 

검버섯이  아귀다툼을 하며
홀씨를 피웠다
이승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사랑을 받고 싶어
등뼈가 뒤틀리는 아픔 건네주고
만발한 검붉은 장미

틀니도 서랍 속에서 코를 골고
제 멋대로 길을 낸 주름과
니콜 안 되는 사지는 바람에도 재채기한다
반환점 없는 생 , 주눅들은 기억들
이중으로 어둠의 창을 내리고
시린 겨울 강을 건너고 있다

척박한 터에 씨를 뿌려
망울진 꽃 피기 전에 떨어질까 
땡볕에 타죽을까 애간장 녹이며
몇 천, 몇 날
바람과 비, 해와 달
버팀목이던  옹고집 세월,
한 생 지고 갈 욕심과 아집
이제는 홀가분하게 털어 버리고 싶은가 보다


걸어둔 빗장도 풀고
하늘에 길을 내는 것
배내똥을 토해도 더럽지 않은
신만이 만들 수 있는 길

잊는다는 것,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우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종착역이라도
그 기차 다시 탈 이 있으리

그 역에서  애기똥풀 다시 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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