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밥 / 김승기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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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 / 김승기 詩人

석당 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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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개구리밥




뿌리를 지닌 생명인데
떠돌고 싶어 유랑하고 있겠느냐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데
꼭 있어야 된다지 않느냐

물 위에 띄우는 삶도
구성진 역사의 노래가 되지 않겠느냐

우주의 거울로 보면
그 어떤 삶이든 모두
떠돌이의 몸짓 아니겠느냐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도는 몸이지만
분수 넘치는 욕심이라도 부린 적 있었더냐

벼 포기 사이사이마다 띠를 둘렀어도
농작물에 해 끼친 적 없었느니라

아무리 애를 써도 꽃 한 번 피우기 힘든 세상
찬란하게 꽃 피우려고 몸부림친 적 없느니라

실바람 조금만 불어도
파도처럼 일렁이는 물결 위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쏠리며
내 몸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작은 몸뚱이지만,

혓바닥 날름거리며 달려드는 뱀
눈알 번뜩이며 노려보는 황새들 틈에서
서로 어깨 빌리고 팔 벌려,
우리 개구리
숨겨주는
조그만 일 했을 뿐이니라

개구리가 언제 풀을 먹었던 적 있었더냐





※ 개구리밥 : 개구리밥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부평초」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논이나 연못의 물 위에 떠서 자라는데 물 위에 떠 있는 둥근 엽상체(葉狀體)에서 잔뿌리가 수중으로 뻗으며, 수생식물로서 물 위에 떠다니며 자라기 때문에 「부평초」라 이름 붙여졌고, 가을철에 모체(母體)에 생긴 둥근 겨울눈(冬芽)은 물 속에 가라앉았다가 다음해에 다시 물 위에 떠올라 번식을 시작한다. 7~8월에 흰색의 꽃이 간혹 피며, 10월에 씨앗이 여문다. 한방에서「부평(浮萍)」이라 하여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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