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당신과 사랑을 했습니다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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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당신과 사랑을 했습니다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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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당신과 사랑을 했습니다 
   
                                    詩 / 이채


어디선가 스친 듯한 모습
낯익은 말투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을
서로 느꼈던 것일까요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두려움과 행복으로
물밀듯 밀려올 때
두려움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감정에
솔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스친 듯한 모습에서
당신을 짐작하고
낯익은 말투에서
오랜 연인 같은 편안함을 느꼈고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에
다가갈 수 있는 걸음이 쉬웠습니다

곁에 있어도 없어도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눈빛만 바라보는 것은
원숙한 세월 탓이라 할지라도
여름날의 태양보다 뜨거움을 나는 압니다

더이상 없을 줄 알았던
예감치 못한 사랑은
큰 그 무엇을 되찾아 주었고
꿈틀거릴 수 있는 가슴이 있음을 알게 한
기막힌 한편의 러브스토리였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 속에서 뒹굴며 웃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비처럼 내리는 가슴을 쓸어안고
아무도 몰래 이별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당신과 나는
사랑하기에 충분했지만
절절한 가슴 억누를 수 없음을 알았을 때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함께 찾아왔습니다

눈물을 감추고 보내야 하고
고개를 숙이고 떠나야 하는
오직 사랑만으로 행복했던 날들
그러나 침묵할 수밖에 없는
중년에 당신과 사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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