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색물봉선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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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색물봉선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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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미색물봉선


본바탕은 하얀 색이었어
살다 보니, 살아가다 보니
물이 들더라구
물들지 않으려고 애 많이 썼어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안간힘도 써봤어
마음을 비우면 본바탕을 되찾을까
공부도 많이 했어>
늙어가면서 너무 힘들어
몇 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는지 몰라
이만큼이라도 하얘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몰라
오랜 고행이었어

아직도 수행을 더 해야겠지
반드시 가야 하는 길
끝내 본바탕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지금의 빛깔은 그대로 간직할 거야
앞으로 내딛는 발길
힘들다고 여기서 멈추면
어떤 수행으로도 더는 지울 수 없는
진한 물이 들 거야

외로운 산길
지금까지는 홀로 걸었지만,
이미 누군가 앞에서 걸어갔을 것이고
걸어가고 있을 것이고
뒤에서 누가 또 걸어올 것이니
걷다 보면
함께 만나 길동무 될 거야
행복한 산행이 될 거야





※ 미색물봉선 :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유독성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 산지의 습한 곳에서「노랑물봉선」과 같이 자생하는데 가끔 울릉도 산지에서도 발견되며,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식물이다. 전체에 털이 없이 부드럽고 연하다. 줄기는 물기가 많고 매끄러우며 곧게 선다. 가지가 갈라지며 마디가 불룩하게 나온다. 잎은 어긋나는데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8~9월에 미색 또는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꽃자루는 가늘고 아래로 늘어진다. 10월에 좁고 길며 양 끝이 뾰족한 열매가 익으면서 탄력적으로 터지며 씨앗이 튕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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