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에서 만난 산현호색 / 김승기 시인
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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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1 06:54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계룡산에서 만난 산현호색
온통 바다였다
둘러보아도 끝없는 푸른 물결
산은 섬이었다
맑은 청보라
어디서 솟구치는지
그 작은 몸으로 일으키는 거대한 파도,
큰산이 휘어감긴 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하늘이 얼마나 놀랐는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던 계룡산이
게슴츠레한 눈을 번쩍 뜨다가
철렁
진달래 꽃잎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
무에 그리 즐거운지
뫼제비 노랑제비 온종일 자맥질을 하는데,
나는 그 속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즐거운 악몽이었다
※ 왜현호색 :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 자생한다. 깊은 산속에 자라기 때문에「산현호색」이라고도 부른다. 덩이뿌리는 둥글고, 한 개의 줄기가 나오는데 물기가 많으며, 밑동 위에 한 개의 비늘잎이 있고, 밑동에서 가지가 갈라지기도 한다. 줄기에는 한 장의 잎이 달리는데 잎자루가 있고, 3장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다. 작은잎은 긴 타원형으로 다시 3갈래로 얕게 갈라지기도 하는데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4~5월에 맑은 청보라 또는 연한 자줏빛이 도는 하늘색의 꽃이 물고기의 입술 모양으로 핀다. 6~7월에 긴 타원형으로 된 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녹색에서 갈색으로 익는데 속에 검은색의 둥근 씨가 들어있다. 한방에서「현호색」이라 하여 덩이뿌리를 약재로 쓴다.「현호색」의 무리 중에서 키가 제일 작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