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리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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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 김승기 시인

석당 0 1887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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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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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히어리


햇살 눈이 부셔 아침이 우울한
봄날의 고갯마루
겨울강을 건너온 허기 채우려고
그리움 깊은 미선나무꽃을 찾았습니다.
이른 잠 깨어 눈 비비는
분홍미선 상아미선 푸른미선
눈곱을 떼어내고 있었습니다.
무거워지는 우울증으로
가슴팍을 움켜쥐며 주저앉는데
눈앞에서 푸르노란 함박웃음으로 반겨 주는 히어리,
허기진 우울증이 멀리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어지러운 기쁨 추스리고 보니
먼발치서 산수유 진달래 손을 흔들고,
산버들 능수버들 호랑버들
한결같이 웃고 있는 연두빛 얼굴,
봄이 가득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히어리,
한나절을 얼굴 보며 소곤대다가
돌아오는 길 담장 옆에서는
목련 개나리 그제서야 손톱눈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벚꽃 피기 전,
한 번씩 찾아오는 눈부신 봄날의 우울증을
그대, 히어리가 씻어 주었습니다.
히어리는 그렇게 내게 다가왔습니다.






※ 히어리 : 조록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한국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전라남도의 지리산 기슭 중턱을 비롯하여 조계산과 경기도의 백운산 등 중부지방의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자생한다. 조계산 송광사 부근에서 처음 발견되어「송광납판화」라고도 부른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나무껍질은 연한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는데 둥근 모양으로 밑은 심장형이며, 잎맥이 뚜렷하고, 털이 없으며,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뾰족한 톱니가 있다. 3월 중순부터 4월에 걸쳐 나뭇잎보다 꽃이 먼저 시작하는데, 녹색 기운이 도는 맑은 노란 색이다. 꽃대에 꼭지가 붙어 있는 고깔 모양의 꽃이 여러 개 어긋나는데, 가지마다 많은 꽃줄기가 주렁주렁 밑으로 매달려 핀다. 9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진갈색으로 익는데 2~4개로 갈라지며 검은색의 씨가 밖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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