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ㅡ 내가 사는 이유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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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ㅡ 내가 사는 이유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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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終/結/詩/





― 내가 사는 이유


꽃으로 살아야지

풀꽃이어도 좋고
나무꽃이어도 좋은
다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게
향기는 없어도 그만
있더라도 진하지 않게
야생의 꽃으로 살아야지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빗소리로 얼굴 씻으면서
맑은 빛깔로 웃음 지어내는
햇살이 어깨 어루만지고
별빛이 마음 헹구어 비추는
사랑으로 꽃 피워야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꽃으로 사는 일생
목숨 다하는 날 말하리라

피운 열정만큼이나 까맣게 지우면서
한 바탕 신명의 춤이었다고 말하리라

전생에서 지은 죄 갚지도 못하고
다시 더께로 앉는
내생에서 풀어야 할
사랑의 죄업
그것이 행복이었다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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