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풍란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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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풍란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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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나도풍란


바위에 몸 걸치고
나무 등걸 베개 삼아
공중으로 뿌리 내리던 때가 좋았지

무심한 세월을 따라
내려앉는 이슬이 꽃으로 피고
흐르는 구름이 향으로 퍼지던
그 때가 좋았지

분에 올려져
난실에 갇힌 운명
꽃이나 제대로 피울까

사랑이라며 애지중지
사람의 손길 지극정성인들
하늘 휘젓는 얼굴 위로 스치던
시린 바람만 할까

그래도 뿜어내는
꽃향
눈물이 난다

내게서도 꽃 피어날까
詩의 향이 나올까

너를 보며 기지개 펴 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뚱이
막대기처럼 뻣뻣하기만 하구나

너와 나 영어의 몸
무에 다르겠느냐만
갑자기 다가온 병마에 갇혀
세월을 앓는
나보다야 낫구나





※ 나도풍란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대엽풍란」또는「장생란」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의 다도해 섬 지방 또는 해안가의 산지 상록활엽수림의 나무줄기 또는 바위 표면에 붙어 공중으로 뿌리를 내리며 자생하고, 근래에는 원예농가에서 재배하여 화원에서 판매하며,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기른다. 뿌리가 굵고 줄기는 짧으며,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두터운 다육질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6~8월에 연한 녹백색의 바탕에 연한 홍색의 반점이 있는 꽃이 피는데 향기가 그윽하고, 9월에 열매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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